매년 몽산포 해수욕장을 방문하는 일은 3년전부터 시작되었다. 어느 해 봄 날에 맛조개라고 처음 들어보는 생물을 캐기 위해 가게 되었다. 그 곳에서 오토캠핑장도 알게 되었고 이제는 자연스레 그 곳으로 향하고 진을 치고 바다로 향하게 된다. 이제는 익숙해지면서 완벽해진 준비를 하고 떠나는 당일치기 여행을 얘기해보려 한다.
- 물때 확인
성공적인 맛조개 캐는 방법은 일단 물이 없어야 한다. 당연히 주말의 간조 시간을 보고 가능한 주말을 체크한다. 간조면서 물높이도 보고 물이 많이 빠지는지도 확인한다.
- 날씨 확인 그리고...
물때가 맞으면 그때 날씨를 보고 너무 뜨겁지 않은 적당한 날을 찾는다. 그래서, 봄과 가을에만 가고 있다. 현지 날씨는 확인했고, 가는 길은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하는데 2시간에서 2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 근데, 저번에 4시간이나 걸린 적이 있었다. 왜이리 고속도로가 막히는거지 했는데, 라디오 교통방송에서 알려줬다. 오늘 벌초 가는 차가 많다면서.
- 전날 준비
당일 치기 여행이지만, 은근히 준비할 것들은 가득하다. 아이들이 캠핑하는 맛을 느끼기 위해, 고기구이 와 컵라면들을 준비한다. 그곳에 가면 대부분 숯불을 이용하지만 우리는 휴대용 인덕션으로 빨리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갯벌에 들어가니 여벌 옷들도 챙기고, 뜨거운 햇볕을 막을 모자와 팔토시, 샌들 그리고 맛조개를 캐기 위한 호미와 소금을 채운 소금통, 최근에 구매한 엉덩이 의자를 챙긴다.
이제 준비는 된 것 같다. 토요일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준비물들을 확인한다. 7시가 조금 넘어 아이들을 깨우고 그대로 차로 이동한다. 아이들에게는 2시간동안 차에 있는 것이 지루하여 최대한 자면서 가길 바라는데 점점 잠이 깨는지 희망대로 되지는 않는다.
2시간 예상이었는데, 30분 지연되어 도착하였다. 야영장에 당일 치기 비용을 지불하고 전기선을 사용할 수 있는 근처로 자리를 잡았다. 텐트는 그늘막뿐이라 간편히 설치하고 의자들을 배치하면 하루동안 있을 집을 완성했다. 바다에 가보니 물이 빠지고 있는게 보였다. 가지고 온 준비물들을 챙기고 바다로 향했다.
거의 바다 끝까지 가보니 아직 땅에 물이 가득하다. 이러면, 땅을 파도 물이 들어와서 구멍이 막히게 되어 맛조개를 만나기 어렵다. 결국, 마른 땅을 찾으러 돌아다니게 된다. 한 곳을 찾아 호미로 땅을 파니 바로 구멍이 보인다. 바로 들고 있던 소금통을 구멍으로 투하하니 소금 맛을 본 누군가가 숨을 쉬는지 구멍에서 꼬르륵 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몇 초후에 맛조개 머리일까? 살짝 구멍위로 나온다. 그리고, 다시 몸이 올라오는 순간 손으로 딱딱한 몸을 잡고 뽑아서 맛조개를 만나게 된다.
이렇게 약 3시간동안 마른 땅을 찾아 땅을 파고 소금을 뿌리는 일꾼이 되었다. 엉덩이 의자 덕분에 장시간 노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맛조개 말고도 동죽이나 조개들도 나오기도 하니 가져간 통 안에는 여러가지가 한 가득 채울 수 있다. 다시,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물이 우리를 점점 육지로 밀어내기 시작한다.
야영지로 돌아와서 바로 인덕션에 대패 고기들을 굽기 시작한다. 얇아야 빨리 익고 빨리 먹는다는 것을 깨닫고는 맛보다는 빨리다. 꿀 맛 고기를 냠냠하고 텐트 의자에 앉아 이제야 쉬어본다.아이들은 주위를 둘러보며 자연을 경험하지 않는다. 의자에 앉아 핸드폰을 할 뿐이다.
오후가 되고 다시 배고파진 아이들을 위해 방금 잡은 맛조개를 넣은 라면을 끓여주면 오늘의 여행은 끝이 난다. 물론, 돌아오는 길 운전은 기본이라서 적지 않는다. 이번에는 열심히 일했는지 허벅지가 아직까지 땡긴다.
10월에 한 번 더 갈 것인지는 물때와 아이들의 동의로 결정날 거 같다.